100일만 사는 얼음요정~~ 그들과 상처없이 이별하기~~…

1 / 6
이전
다음

 경기도 연천 고대산 자락에 위치한 폐터널을 찾았다. 역고드름이 난다는 곳으로 사진 좀 찍는다는 사람들에게는 겨울 사진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폐터널은 일제 강점기 시절 용산과 원산을 잇는 공사가 일본의 폐망으로 중단, 6.25 전쟁시 북한군이 탄약창고로 사용하면서 미군의 폭격을 받게 되었고, 폭격의 충격으로 인해 터널 위쪽에 생긴 틈과 독특한 자연현상이 맞물려 역고드름이 생성된다고 연천군은 설명하고 있다.  강력한파. 코 끝을 에는 바람에 온 몸이 움츠리고 찾은 폐터널 안은 고요하다. 동굴 천정에는 날카로운 고드름들이 낯선 이방인을 경계하듯 위압감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동굴 바닥에서 피어나는 역고드름들은 갓 피어난 얼음요정, 아이들, 신선, 마치 사람들 모양처럼 느껴진다. 삼삼오오 모여 아무말 없이 낯선 이방인을 쳐다보는 듯 하다. 저만치 동굴 밖에서 들어오는 빛이 더욱 환상적인 착각에 빠지게 한다.    하지만 그 신비스러운 느낌도 잠시다. 폐터널 바닥에는 이미 다녀간 사람들로 인해 역고드름들이 부서져 있다. 참으로 한심하고 잔인하다. 부끄러워진다. 괴롭히지 말고 여기서 나가라는 역고드름들의 눈빛과 천정에 달린 고드름의 날카롭고 무거운 경고가 느껴진다. 서둘러 동굴밖으로 나오니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이제서야 눈에 들어온다. 잠시 스쳐지나가며 사진에 대한 욕심으로 무시했었다. 나 역시 그들과 다른 점이 무엇이겠는가? 이런 후회 밀려올 때 쯤 카메라를 맨 어떤 이가 또 동굴안으로 들어간다. 말리지도 못한다.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던 역고드름들이 머리 속에 스쳐 지나간다. 후회스럽고 부끄러운 취재다.    역고드름 폐터널은 길이 100m, 폭 10m의 규모이며 바닥에는 다양한 크기의 역고드름이 다양한 형태로 수백 개가 솟아올라 있다. 12월 중순부터 자라기 시작해 이듬해 3월까지 볼 수 있다. 부디 폐터널 밖에서만 관람하길 바란다.  사진/글 박해묵기자@heraldcorp.com

포토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