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기다림마저 말라버렸다.~~~~

1 / 9
이전
다음

 “하늘을 원망해야지 누구를 원망한대유…” 충남 서산시 운산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전붕배(63) 씨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수십 년 농군으로 살면서도 이렇게 지독한 가뭄은 처음이다. 작년과 견줘 40%밖에 모내기를 하지 못했다. 물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이번달까지 모내기를 해야 그래도 어느 정도 수확이 가능하다”며 애꿎은 하늘만 올려다 보는 그의 얼굴엔 깊은 주름만 패였다.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가뭄이다. 모내기를 했더라도 물이 말라 바닥이 갈라지기 일쑤. 아예 모내기를 엄두조차 못 내는 땅도 수두룩했다. 지하수마저 말랐다.    저수지의 수상좌대는 물위가 아닌 바닥에 덩그러니 놓였다. 인근에 있는 댐도 가물어, 과거 수몰 지역의 도로가 드러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강수량은 162.7㎜ 수준이다. 평년(303.4㎜)의 54% 수준이다. 이는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적은 강우량이다. 가장 비가 적게 왔던 2000년(156㎜)과 비슷하다.    그나마 지난 6~7일 이틀간 비가 내렸지만 제주를 제외한 전국 평균 강수량은 13.7㎜에 그쳤다. 제주 서귀포 등은 146.5㎜의 많은 비가 내렸지만, 정작 가뭄이 극심한 수도권 등 중부 지역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실제로 ‘심한 가뭄 지역’으로 분류된 천안은 이틀간 고작 5.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정부와 각 지자체장들은 부랴부랴 농가를 방문하고 가뭄 대책을 세우고 있다. 농심(農心)을 달래려는 목적도 있다. 전 씨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가뭄이 심각해지고 있었다”며 “미리미리 대책을 세웠어야지…”라며 허탈해했다.    이미 장마철을 제외하면 강우량이 크게 부족한 물부족 국가에 속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물 소비량은 독일보다 2.2배 높다. 물 부족의 심각성이 제대로 공유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쩍쩍 갈라진 논바닥은 농민들의 심정과 다를 바 없었다.    글ㆍ사진=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포토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