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안방馬님~~ 주문하신 신발 다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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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다니지 않는 동물이 사람만은 아니다. 말(馬)도 그렇다.   말에겐 ‘편자’가 신발이다. 편자를 말굽에 부착하는 일을 어려운 말로 ‘장제(裝蹄)’라고 한다. 이 일을 맡아보는 사람들이 장제사(裝蹄師)다. 우리나라엔 이 일을 하는 사람이 80여명밖에 없는 희귀 직업이다.    지난 16일 경기도 과천에 있는 서울경마공원을 찾았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장제실에서 3명의 장제사가 뻘뻘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불에 벌겋게 달궈진 편자를 두들기고 다지는 모습은 영락없는 대장간을 연상시켰다.   편자를 경주마의 발에 맞춰 편자를 붙이는 일은 2명이 팀을 이뤄서 진행했다. “말이 뜨겁진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경주마는 의외로 조용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사실 말은 발굽 바닥에서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사람이 손톱을 깍을 때 고통이 없는 것과 같다.   경주마 한 마리는 보통 수천만원이고, 종이 좋은 말은 수억원에 달하기도 한다. ‘발 관리’는 필수다. 발굽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분뇨에 오염돼 부식되거나 썩는다. 경주마가 발이 아프면 달릴 수 없다. 게다가 발굽에 기형이 오거나 약해진 경주마를 치료하는 것도 장제사의 몫이다. 덕분에 실력 좋은 장제사들은 꽤 괜찮은 대접을 받는다.   장제사 윤신상 씨는 “장제사는 고가의 경주마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집중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대학에선 토목학을 전공했는데, 승마장 알바를 하면서 말이란 동물에 애정을 갖게 됐다.   말도 승마용, 경마용 편자를 구분해서 사용한다. 사람이 때론 구두, 때론 운동화를 신는 것과 같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야 하는 경주마에는 알루미늄이나 두랄루민 합금으로 된 가벼운 편자를 붙인다. 4개 편자를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은 9만원 정도다.   윤 장제사는 “사람들에게 아직 인식이 부족한 장제사 라는 직업은 육체노동이 많을 뿐 아니라 말이라는 대동물을 상대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속에 놓여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장제를 받고나서 경쾌하게 변한 말들의 발걸음과 기분좋은 느낌을 교감할때면 업무 피로가 싹 가실 정도로 뿌듯함을 느낀다”며 웃었다.   글ㆍ사진=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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