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벼이삭 탐미-만찬 할 때 가늠하는 메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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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 때 쯤 더위가 멈춘다는 절기인 처서가 1984년에는 8월 23일에 찾아왔다. 제법 쾌청한 오후로 접어들자, 논 근처 수풀에 있던 메뚜기가 나와 한창 익어가는 벼에 앉아 만찬 할 때를 가늠하고 있는 듯하다(사진/ 1984.8.23.) 처서는 태양이 황경 150도에 달한 시점. 북반구에서는 태양이 최고조인 90도에 머물러 최장의 빛과 열을 내는 때인 하지 즈음에 비해서, 태양이 60도나 기울어진 처서가 오면 아침·저녁 제법 선선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봄에 농부가 부지런히 파종하고 5~6월 모내기를 하고 물을 대며 아침·저녁 나와 보살핀 벼는 이제 추수 한 달여를 앞두고 있다. 익어가는 벼의 향기에 메뚜기가 홀려서 나와 벼 이삭을 탐미하는 것은 벼가 튼실하여 벼농사가 잘 되었다는 증거였다. 1984년은 호우에도 불구하고 대풍이었다. 쌀 수확량은 3천8백30만섬으로 1977년 사상 최대 풍작이었던 4천1백70만점에 가까웠다. 메뚜기는 번데기 시기를 거치지 않고 알에서 애벌레 어른벌레로 성장한다. 대개 식물을 갈아 먹으며 단독생활을 하는데, 가뭄 등으로 먹이가 줄어들면 무리를 이루며 공격성을 띠며 작물에 큰 피해를 준다. 구약성경에도 '메뚜기 재앙’이 있다. 애굽왕이 노예로 부리던 유대인을 풀어주지 않자, 메뚜기떼가 나타나 밭의 채소와 열매를 다 먹어치워 나무나 밭에 푸른 것이 남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 메뚜기는 많게는 1000억 마리의 무리를 이루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올 2019년 4월에 이란에 메뚜기 떼가 출현했는데 사람 3만5천 명이 하루 먹는 작물량을 먹어 버릴 수천만 마리가 되자 비행기로 살충제를 살포했다. 또 6월에는 이탈리아에 수백만 마리가 나타나 농경지 2000ha에 손실을 입혔다. 한편 우리나라 시골에서는 70년대까지 메뚜기를 잡아 구워먹기도 했고, 당시 일본에 말린 메뚜기를 수출도 했다. 이처럼 메뚜기는 식용가능한 단백질 덩어리로 인류 미래의 식량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헤럴드DB / 우재복 기자 jb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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