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 오후의 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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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볕이 따갑지만 청쾌한 바람이 부는 가을의 늦은 오후, 경기도 한 농가의 초로의 아낙이 여유로이 고추말리기를 하고 있다(사진/ 1980.9.27.) 짚으로 튼튼하게 만든 두터운 멍석 위에 널려 있는 홍고추들을 손보는데, 착하게도 손자 손녀도 나와 매운 고추 냄새를 참고 할머니 일손을 돕는다. 고추의 생장기간이 2월부터 10월이고, 열매는 8~10월에 익는다. 꽃이 피고 15일 정도 지나면 풋고추를 딸 수 있고 50일 정도 두면 홍고추가 된다. 홍고추를 태양초로 만들려면 아침·저녁으로 고추를 펴고 거두기를 반복하고 습기를 막기 위해 두 세 번 뒤집어야한다. 고추는 날이 가물면 약이 올라 맵기가 더해진다. 가을철 장마로 곰팡이가 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홍고추를 전적으로 햇볕에 말리기도 하지만 상품화하는 태양초 고추는 대량이어서 햇볕에 2~3일 말리고, 건조기에서 3~4일 말리고 다시 햇볕에 말려 마무리하기도 한다. 사진의 아낙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일하는 모습으로 보아 판매용 고추는 이미 작업을 마쳤고 손보고 있는 홍고추는 집에서 쓸 모양이다. 아낙 뒤에 보이는 논에 익어간 벼가 풍성하고 멀리 보이는 동네산도 가을바람의 노래를 듣고 있다. 추수 전 잠시 여유로운 가을 오후의 농촌, 들녁엔 가을의 감성이 가득하다[헤럴드DB/ 우재복 기자 jb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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