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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바이든 회동 무산… 尹 정부 ‘어필’ 탓? [정치쫌!]
美 바이든, 文측에 ‘방한 때 회동’ 선제안
방한 하루전 19일 文 측에 ‘어렵겠다’ 통보
국힘 ‘남사스럽다’· 민주 ‘尹정부 어필’ 주장
지난 2021년 5월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만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회동이 무산됐다. 현직 미국 대통령과 퇴임 한국 대통령의 만남은 전례가 없다. 현직 한국 대통령이 있는데 굳이 미국 대통령이 한국까지 와서 전임 대통령을 만난다는 것 역시 이례적인 일이다. ‘문재인-바이든 회동 무산’에 대해 국민의힘은 ‘남사스러운 일’이라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측은 ‘연락이 온 것은 사실’이라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선 갑작스러운 미국측의 ‘회동 무산’ 통보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어필’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추진되다 하루전 ‘불발’ 통보= 21일 헤럴드경제가 취재·확인한 바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 후인 지난 4월, 한국-미국 외교부 라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퇴임 뒤인 5~6월 사이 한국에서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만나는 회동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당시엔 바이든 대통령의 동북아 방문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때문에 구체적인 일정은 공란으로 남아 있었고 회동 장소에 대한 논의 역시 미뤄진 상태였다.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회동은 최근 까지도 논의가 계속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의 만남 장소 역시 양산이냐 서울이냐에서 서울 쪽으로 가닥이 잡혔던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대통령의 동선 노출 및 보안 불안 원인 등 때문에 양측이 만날 경우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서울로 올라오는 방향으로 회동이 추진 됐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무래도 양산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측이 문 전 대통령 측에 ‘회동 무산’ 소식을 직접 알린 것은 한국 시각으로 지난 19일이다. 미국측이 브리핑을 통해 ‘만날 예정이 없다’고 밝힌 뒤에야 미국 측은 문 전 대통령 측에 ‘만나기 어렵다’는 소식을 전한 셈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문 전 대통령과 만나는 일정이 없다”고 했다.

‘문재인-바이든 회동’ 실무를 담당했던 인사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회동을 준비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19일 바이든 측에서 연락이 와서 어렵게 됐다고 했다”며 “이유에 대해서는 물어보지도 않았고 우리도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전임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의사를 표한 것만으로도 바이든 대통령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전임 대통령 회동?… ‘전무후무’=방한한 미국 대통령이 퇴임한 한국의 대통령을 만난 사례는 외교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다. 외교에선 의전과 관례, 전례가 팔할이다. 현직 대통령이 있는 상태에서 전임 대통령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외교 결례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한국은 정권이 교체된 상태다. 미국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을 만날 경우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사실상의 특사에 해당하는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했으나 의전 홀대를 받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대표단은 윤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미국을 방문했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만나지 못했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 원장은 “대표단이 의전 홀대를 받았다. 7명의 대표단이 협상을 하는 것처럼 갔는데 결국 못 만난 것”이라 말했다.

‘무너진 한미관계 복원’을 기치로 내걸었던 윤석열 정부의 외교 역시 재주목받고 있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와 도출한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해 “한미관계의 바이블(성경)로 여긴다”며 여기서 “한 발짝도 바꿀 생각이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정부가 ‘한미관계 복원’이란 표현 대신 ‘동맹 강화’로 바꾼 것 역시 미국측의 항의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21일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만나는 한미정상회담은 역대 한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가장 짧은 기간 내에 만난다는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통상 일본을 먼저 방문한 뒤 한국을 방문해왔던 미국 대통령의 동북아 순방 순서가 한국-일본 순으로 배열된 것 역시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평산마을 비서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일 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밭일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SNS]

▶돌연 취소…바이든 왜?= ‘문재인-바이든’ 회동이 전격 취소되자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측은 윤석열 정부측이 ‘어필’을 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 측이 먼저 제안했던 회동에 대해 바이든 측이 다시 취소를 요구한 것이어서 원인과 이유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민주당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직 대통령이 있는데 전직 대통령을 만난 전례가 없다. 미국 대통령이라는 비중있는 인사가 한국의 전직 대통령을 만나는 것 자체가 메시지가 되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그런 관례와 전례 등을 들며 ‘어필’을 강하게 한 것 아니겠냐”고 추측했다.

또다른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동맹 상황 등을 고려해서 만나자고 했다가 백악관이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발표를 했다. 무슨 상황인지는 좀더 따져봐야 겠으나 여러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여러가지 추측’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 정도로만 말을 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측에선 ‘바이든과도 진실공방이냐’며 날을 세웠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님과도 만찬 일정을 가지고 전화를 받았니, 못 받았니 소모적인 진실공방을 펼치던 민주당이었다”며 “이제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 측과도 진실공방을 하시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고서야 현직 미국 대통령이 전직 한국 대통령을 만날 일이 없는 게 당연지사인데, 아이들 인맥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드시는지 참, 남사스럽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평산마을 비서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일 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밭일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드디어 밭일을 시작했습니다. 고구마, 고추, 상추, 들깨, 옥수수 등 모종을 심고, 메밀을 넓게 파종했습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또 애완동물 찡찡이도 잘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SNS]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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