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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조롱’ 독일 뤼디거, 원숭이 취급에 발끈한 내로남불 재조명
2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독일과 일본의 경기. 일본 마에다 다이젠이 독일 안토니오 뤼디거의 공을 쫓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월드컵 경기 도중 일본 선수를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는 독일 축구대표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가 과거 흑인이라는 이유로 ‘원숭이’ 취급을 당하자 분개했던 일화가 재조명 되고 있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받았던 차별에는 민감했지만, 동양인을 향한 차별과 조롱엔 자유로웠던 ‘내로남불’이 도마에 올랐다.

독일은 23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에서 열린 일본과의 1차전 경기에서 1-2 역전 패를 당했다. 독일은 전반 32분 일카이 귄도간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30분 도안 리츠, 후반 38분 아사노 타쿠마가 연속으로 골을 넣으며 승기를 빼앗겼다.

이날 경기는 독일의 역전패라는 이변 외에 독일팀 선수들의 비매너로 도마에 올랐다. 독일팀 선발로 출전했던 뤼디거의 행동거지가 문제였다.

독일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가 일본의 아사노 다쿠마와 볼 경합을 벌이며 뛰어가는 장면. 뤼디거의 뛰는 모습이 아사노를 조롱하는 것처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SBS 방송화면 캡처]

뤼디거는 후반 18분 공을 두고 일본의 아사노 타쿠마와 속도 경합을 펼쳤는데, 달리는 도중 갑자기 보폭을 크게 벌려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또 경기에서 패배한 뒤 웃는 뤼디거의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전세계 축구팬들은 이 같은 뤼디거의 행동이 상대 선수를 모욕했다며 비판했다. 한국 국가대표 출신 구자철 KBS 해설위원은 “저 행동은 무시하는 것”이라며 “난 이렇게 뛰어도 널 이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늘 경기에서 일본이 가장 굴욕적인 순간이라면 이 순간인 것 같다”고 했다.

독일 국가대표 출신 디트마 하만은 영국 매체를 통해 “뤼디거가 그라운드에서 장난을 쳤다. 고장이 난거 같다. 오만하고 무례한 행동이다. 상대 선수를 조롱했다고 본다”며 “지금 패배 속에서 웃고 있는 팀은 세계에서 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축구의 정신은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다. 뤼디거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토크 스포츠 중계진 토니 캐스카리노도 “뤼디거가 아사노를 조롱했다. 그 모습은 정말 이상한 달리기 스타일이었다. 만화 캐릭터가 나무 사이를 달리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뤼디거는 지난 2019년 12월 영국 런던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2019-2020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경기에서 인종차별을 겪은 당사자다. 그는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 “축구 경기에서 또 한 번 인종차별을 목격해 슬프다”는 글을 올렸다. 또 인스타그램에는 ‘인종차별에 반대’, ‘제발 기초 교육 좀 받아라’ 등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첼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가 2019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안토니오 뤼디거 인스타그램 캡처]

이같은 공개 발언은 이날 경기 후반전 도중 일부 관중이 뤼디거를 향해 원숭이를 흉내 내는 소리 등 인종차별로 의심되는 행위를 한 뒤 나온 것이다. 뤼디거는 “관중석에서 자신을 향한 인종차별적 언행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장내에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경고 방송이 나오는 등 경기는 한참 중단됐다가 다시 진행됐다.

뤼디거는 베를린 태생의 독일 국가대표 출신으로, 검은 피부 때문에 과거 이탈리아 리그에서도 인종차별을 수차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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